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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개혁? 경찰 ‘카더라’만 갖고 내사해도 아무도 통제 못해
● 공수처? 권력자 선의에 기대면 반드시 실패
● 검찰은 나쁘고, 공수처는 좋다? 황당 논리
● 국민의힘 하는 것 보니 ‘야당 복’도 끝나
● 적대적 양당정치에 국민은 정치 환멸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조응천(58)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찾은 9월 7일은 이낙연 대표가 당 대표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한 날이었다. 이 대표는 ‘행복국가, 포용국가, 창업국가, 평화국가, 공헌국가’ 등 5대 국가 비전을 제시하며 사실상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도 시작했다. 8월 29일 3자 대결구도로 치러진 당 대표 경선에서 60.7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이낙연 대표에 대해 평소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던 조응천 의원은 어떤 기대를 하고 있을까. 그는 먼저 이 대표의 연설 중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우분투(ubuntu·아프리카 반투족 말) 부분이 좋았다”고 했다. 파워사다리

“야당은 적이 아니라 파트너다. 상대 팀이 있기에 우리가 축구든 야구든 할 수 있다. 그런데 서로 백태클만 하면 경기가 계속될 수 있겠나. 만날 저쪽 당 잘못했다 손가락질해서 반사이익으로 지지율 높이는 식의 적대적 양당정치를 하니 국민은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 서로 잘한 것을 잘했다 하고, 우리는 저쪽보다 더 잘했다고 자랑하는 ‘뷰티 콘테스트’ 같은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 달라질까. 

“아직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이 대표의 제일 큰 장점은 안정감 아닌가. 안정감 있게 당을 이끌 것이라고 누구나 다 생각한다. 나아가 이해찬 대표 체제와 어떻게 차별화하느냐가 중요하다. ‘새 대표 체제에서 민주당이 바뀌었네’ ‘이런 점은 좀 답답했는데 확실히 나아졌네’라는 말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관심도 가져올 수 있다.”

‘내 목소리가 더 커’

그가 말하는 ‘국민들의 관심’에 대해서는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 조 의원은 전당대회를 열흘 남짓 앞둔 8월 17일 페이스북에 ‘위기에 마주 설 용기가 필요합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곳에서 “전당대회가 분위기 전환과 변화의 모멘텀을 찾는 계기”가 돼야 하는데 “관심 없고 논쟁 없고 비전 없는 3무(無) 전당대회”가 되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해당 부분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파워볼

“내가 대표가 되면 민주당을 이렇게 이끌 것이고, 내가 최고위원이 되면 당은 저렇게 달라질 것이다’라고 하시는 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언급하시는 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니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고 그러니 ‘논쟁’이 없습니다. ‘논쟁’이 없으니 차별성이 없고 ‘비전’ 경쟁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비전’ 경쟁이 없으니 ‘관심’이 떨어집니다. 악순환의 고리입니다.” 

-그 글이 공개된 뒤 ‘혼자만 튄다’ ‘내부 총질해서 누구 좋은 일 시키려 하느냐’ ‘당을 떠나라’ 등의 비난이 나왔다. 예상한 것 아닌가. 

“내가 다작은 아니다. SNS에 글을 올리는 건 한 달에 한 번 정도.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분야, 내가 아니면 아무도 안 할 것 같은 이야기를 참고 참다가 더는 안 되겠다 싶을 때 쓴다. ‘위기에 마주 설 용기가 필요합니다’를 쓸 때에는 이 글로 말미암아 전당대회에서 후보들끼리 비전을 두고 논쟁이 시작되기를 기대했다. 그래서 일부러 3무(無)를 내세워 언론에서 화제가 되기를 원했다. 그런데 현실은 어땠나. 논쟁은커녕 한쪽만 바라보는 동일 톤의 목소리만 나왔다. ‘내 목소리가 더 커’ ‘내가 더 선명해’ 이런 식의 ‘샤우팅 경연대회’로 가는 게 안타까웠다.” 

-어떤 이슈를 놓고 논쟁이 이뤄지길 원했나. 

“민주당이 2016년부터 4년 동안 비대위 없이 대표들이 임기 2년 꽉 채우는 전례 없는 시기를 보냈다. 그 2년 동안 과연 우리가 얼마나 당 내부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의 고달픈 삶을 돌보면서, 나아가 여당이 된 후 당·정·청 관계를 건강하게 잘 유지했는지 돌아보며, 부족한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야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싫든 좋든 언택트(untact) 온택트(ontact)의 삶이 우리 앞에 다가왔다. 4차산업혁명은 되돌릴 수 없는 트렌드다. ICT 강국이라고 하면서 얼마나 그에 대한 대비를 해왔고 얼마나 규제를 풀어왔나. 그런 얘기를 하면서 기존에 당의 정강정책으로 인해 터부시해 온 것들도 필요하면 깨는 것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당장 지원금 몇 푼 주고 말고가 아니라 강요된 미래사회에 우리가 어떻게 앞장서 갈 수 있을 것인가. 법, 제도, 관행, 예산, 특히 규제 혁파. 그동안 손잡았던 연대세력과의 관계도 재설정해야 한다. 너무나 할 얘기가 많다고 생각했다. 국민은 진영별로 갈라져 분열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는데 통합이 아니라 거꾸로 가는 데 기여하는 것 아닌가.”

“당·정·청은 원팀? 수직적 관계 벗어나야”

-9월 2일 이낙연 대표가 최재성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만난 자리에서 ‘당·정·청은 운명공동체’라고 했는데 조 의원이 말한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 설정’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운명공동체라는 것이 수직적 상하관계일 수도 있고 파트너십일 수도 있다. 내가 말한 것은 후자다. 이 대표가 언급한 운명공동체, 원팀이라고도 하던데 그것이 파트너 관계이기를 나는 간절히 원한다.” 파워볼사이트

조 의원은 ‘간절히’란 말을 꾹꾹 눌러서 두 번 반복했다. 답답한 그의 심정이 느껴졌다. 

-지금까지의 당·정·청 관계가 수직적 상하관계에 가까웠다고 보나. 

“파트너 관계가 되려면 청와대와 정부에 대해 당이 적극적인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디선가 결정되고 ‘너희들은 이번에 그 법을 통과시켜’라고 한다면 운명공동체일 수는 있지만 수평적인 것은 아니다. 당·정·청 관계가 수직적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어쨌든 의사소통이 원활한 상태에서 결정됐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물론 고위 당정회의를 통해 결정해 왔겠지만 내가 주장하는 것은 국회 상임위별로 당정 협의를 하자는 거다. 현안에 대해 제일 관심이 많고 많이 아는 사람이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들이다. 소속 상임위원들과 장관, 차관 실국장이 모여 브레인스토밍을 해서 정책 방향을 잡는 것이다. 이제는 그렇게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왜 그렇게 못 했나.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되기 전에는 ‘할 말은 하겠다’고 하지만, 되고 난 뒤 할 말 하는 것을 잘 못 봤다.” 

-민주당이 야당 추천 없이도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이다. 
“아직까지 블러핑(과장)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법 개정이) 블러핑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공수처장 후보를 선임하기 위한 추천위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당연직 3명과 국회 교섭단체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추천한 4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민주당은 7월 2명의 추천위원 명단을 국회에 제출했고, 현재 국민의힘 몫인 2명의 명단을 기다리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수처법 방치는 국회 직무유기”라고 야당을 압박했고, 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들은 야당 없이도 추천위를 구성할 수 있도록 공수처법 자체를 바꾸는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공수처 출범을 위해 민주당이 총동원된 듯한 모양새다.

“권력자의 선의에 기대면 반드시 실패”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을 개정해 공수처 추천위 구성을 바꾼다면 조 의원이 강조해 온 절차적 민주주의에 배치되는 것 아닌가. 

“공수처와 관련해 먼저 국민의힘 쪽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지난해 말 4+1체제(20대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4곳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조 체제)에서 공수처법이 통과됐다. 4+1체제가 잘됐든 잘 못됐든 엄연한 현실인데 야당은 여전히 ‘이 법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형식 논리에 얽매여 자가당착에 빠진 게 아닌가 싶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헌재 결정을 기다리면서 법 절차에 따라 후보 추천위원을 구성해야 한다. 그것이 절차적 민주주의다. 만약 공수처법이 위헌으로 결정되면 어차피 설치 근거법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그건 다음 문제다. 

야당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해 왜 이 사람은 안 되는지,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논리적, 이성적으로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결과에 자신들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든 과정과 결과를 국민이 보고 있고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국민을 믿고 당당하게 하면 된다. 당명은 국민의힘인데 정작 국민의 힘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해 공수처법에 찬성표를 던진 후 “찬성한 법안 내용이 내 생각과 다르다”고 소신을 밝힌 이유는 뭔가. 검찰 출신이어서 제 식구를 감싼다고 당시 기권표를 던진 금태섭 의원과 함께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다. 

“묻고 싶다. 지금까지 내가 검찰 편든 게 뭐가 있나.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당시 여당에서 거의 유일하게 문제를 제기한 국회의원이었고, 법사위 활동 내내 검찰의 수사 방식에 대해 비판했다. 박근혜 청와대를 거쳐 왔다 해서 그쪽 편든 적 없고 국정원에 잠깐 몸담았다 해서 그쪽 편든 적 없다. 내가 강조하는 것은 공공선의 측면에서 검찰, 경찰, 국정원 같은 권력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이다. 지금은 검찰은 무조건 나쁜 기관, 공수처는 무조건 좋은 기관이라고 한다. 그런 게 어디 있나. 권력자의 선의에 기댔다가는 반드시 실패한다.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조 의원은 1989년 군법무관을 시작으로 검사, 변호사,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관을 거쳐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시절 대통령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다. 당시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으로 공직에서 사퇴한 뒤 야인으로 돌아가 식당을 운영하다 2016년 민주당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 재선의원(경기 남양주갑)이다. 당시 문재인 대표가 직접 조 의원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 찾아와 입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정쩡한 검경수사권 조정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9월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9월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이 당초 목표와 방향을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법 시스템에는 수사기관, 소추기관, 재판기관이 있다. 수사기관은 직접적으로 국민의 자유와 재산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니까 소추기관에서 한 번 걸러주고, 그것을 재판기관에 보내면 세 번에 걸쳐 판단하라는 게 사법 시스템이다. 무소불위 검찰 권력은 인지수사권과 소추권을 한 손에 움켜쥔 데서 비롯된 것이니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회수해 검찰은 순수한 소추기관으로 남겨놓고 대신 검찰이 수사기관을 통제하도록 하자는 것이 검찰개혁의 당초 취지였다. 

지금 어떻게 됐나. 수사권을 적당히 빼서 경찰에 줬다지만 검찰은 여전히 수사와 소추를 같이 한다. 또 국정원은 대놓고 국내 정보는 안 한다고 하니 국내 정보 파트가 경찰에 넘어간다. 정보 수집과 수사권을 모두 가진 경찰은 ‘카더라’만 갖고도 몇 년씩 내사할 수 있는데 검찰이 이것을 통제할 수 없다. 이 시스템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아무도 모른다. 공수처도 마찬가지다. 왜 공수처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주려 하나. 그럼에도 공수처는 착한 기관, 검찰은 나쁜 기관으로 못 박고, 경찰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일단 검찰이 미우니 수사권 빼서 경찰에 주라는 것이 어떻게 검찰개혁인가. 내가 기를 쓰고 반대하는 이유다.”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을 포함한 변호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것도 검찰개혁의 일환인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헌법에 명시돼 있다. 그런데 검찰이 수사 편의를 위해 무분별한 압수수색 등으로 의뢰인과 변호인이 나눈 비밀 대화, 문자, e메일까지 수집하고 있다. 변호인이 내 비밀을 지켜줄 수 없다면 의뢰인은 누구를 믿고 사법절차에 임해야 하나. 비유하면 다람쥐가 굴을 파고 도토리를 모아놓았는데 사람이 그 굴을 뒤져 도토리를 털어가는 꼴이다. 

고해성사를 하는데 CCTV를 달아놓은 것과 같다. 누가 거기 가서 고해성사를 하겠나. 국민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잘못된 수사 관행은 형사사법제도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이를 막는 법안이다. 당연히 그동안 쉽게 수사해 온 검찰은 싫어하겠지.”

秋장관 아들 논란은 ‘공정’의 문제

-6월 추미애 장관의 거친 언행이 오히려 검찰개혁과 공수처 출범에 방해가 된다는 취지로 비판했는데, 지금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논란이 국회 최대 이슈가 됐다. 

“휴가 처리가 제대로 됐느냐 안 됐느냐로 시작된 문제가 이제는 통역병에 자대 배치 청탁까지 오만 가지 의혹이 다 나오고 있다. 카투사만으로도 일반인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 있는데 ‘거기서 꿀 빨다 왔다’고 하면 요즘 군대 다녀온 20, 30대 남성들한테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공정’의 문제가 된다. 특검을 할 만큼 큰 이슈가 아님에도 초기 추 장관이 국회 법사위나 본회의장에서 ‘소설 쓰시네’와 같이 자극적인 대응을 하는 바람에 덧났다고 본다. 그냥 묻고 넘어갈 단계는 넘어섰다. 다양한 증언, 증거들이 나오고 있으니까 있는 그대로 다 까고 빨리 결론을 내리는 것이 정답이다. 추 장관이 그동안 해온 말씀에 대한 청구서가 날아오는 것 아닐까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이 2019년 8월 9일이다. 이후 ‘조국 사태’가 1년이 넘도록 우리 사회를 양분하고 있다. 최근 출간된 이른바 ‘조국백서’와 ‘조국흑서’를 놓고 또 한 번 진영이 갈라졌다. 

“그런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 자체가 국론 분열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니 서글프다. 양쪽 모두 공고한 지지층이 있다. 문제는 열성팬들이 아니라 논리를 제공하고 부추기는 치어리더들이다. 나는 그 치어리더가 정치인이라고 본다.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분열시키면서 자기 진영에 대한 공고한 지지, 열광적 지지를 자양분 삼아 정치적 몸집을 키우는 분들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과연 어떤 정치인일까, 분열에 기여했나 통합에 기여했나 뒤돌아본다. 

내가 조국 민정수석을 향해 ‘먼저 사의를 표함으로써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드리는 게 비서 된 자로서 올바른 처신’이라고 한 것이 2018년 12월 2일이다.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비위 논란이 터져 나오기 시작할 때다. 민정수석실은 인화성 높은 위험물질 저장소 같은 곳이다. 불똥 하나 튀면 다 터지고 결국 대통령한테까지 화가 미친다. 그런 위험한 장소에서 ‘쥐불놀이’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 된 자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책임지고 나가라고 했는데 (조국 사태가) 이렇게 커졌다. 

조국 전 장관이 페이스북 정치를 계속하는 것은 호랑이 등에 올라탔기 때문이 아닐까. 내리면 잡아먹히니까 계속할 수밖에. 2년 전에도 ‘늑장’ 대응보다 ‘과잉’ 대응이 훨씬 적절하다고 했는데 너무 늦었다.”

“민주당에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김종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 “조국흑서 100권 내도 40%는 조국 편”이라고 한 반면 조 의원은 야당을 지지한 40%가 넘는 국민의 뜻도 헤아려야 한다고 했다. 
“김 수석이 말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 40%이고, 나는 21대 총선에서 당시 미래통합당을 찍은 40%를 말한 거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의석수는 큰 차이가 났지만 지역구 득표율 차이는 8% 포인트였다.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40%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는 말이다. 앞으로는 누가 더 실수를 많이 하느냐, 누가 더 악재가 많으냐의 싸움이다. 국정을 책임지고 집행하는 것은 여당이니까 우리 쪽 수비 전선이 훨씬 더 길다. 그만큼 위험요소도 우리가 많다고 봐야 한다. 지금까지는 ‘야당 복이 많다’는 말을 들었는데. 국민의힘이 하는 것을 보니 야당 복은 끝난 것 같다. 강성 태극기부대와 결별하려는 움직임을 긍정적인 눈길로 봐주는 국민이 꽤 많다. 우리한테 남은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20대 국회에서 ‘조금박해’라는 말이 등장했다. 민주당 내에서 쓴소리 하는 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 의원 4명을 가리킨다. 21대 국회의원 배지를 단 사람은 조응천, 박용진 두 명뿐이다. 21대 국회에서 조응천 의원의 칼이 무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당분간 접어도 좋겠다. 조응천은 21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이란 거대한 잠수함 속 토끼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의 자성은 “좋은 게 좋다고, 미운 털 박힐 일을 더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나는 이미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느냐고, 이른바 ‘조금박해’도 존재감이 없어지지 않았느냐고 수시로 자기검열했음을 고백합니다”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위기가 느껴진다면 책임 있는 정치인들은 솔직하게 위기라고 떠들어야 마땅하다. 그건 탄광 속 카나리아도, 잠수함의 토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만들어진 연기가 태평양 사이클론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의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만들어진 연기가 태평양 사이클론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의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만들어진 연기가 태평양 사이클론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의 위성영상이 공개됐다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만들어진 연기가 태평양 사이클론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의 위성영상이 공개됐다

미국 서부에서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바닷바람을 타고 2000㎞ 이상 떨어진 곳까지 이동한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이미지는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워싱턴주 등 3개 주의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사이클론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발생하는 폭풍우를 수반하는 저기압을 이르는 사이클론은 대체로 인도양과 태평양 남부에서 발생한다. 북미 해안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인 허리케인과 성격은 같으나 발생 장소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NASA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옅은 갈색을 띠는 연기구름이 화재 발생지역에서 약 2100㎞ 떨어진 해안까지 이동한 뒤, 태평양에 발생한 사이클론으로 빨려 들어갔다”면서 “소용돌이 치는 사이클론 속으로 화재 연기가 흡수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3개 주에서 발생한 산불 화재 연기가 해안으로 모두 빠져나간 것은 아니다. 미국기상청(NWS)는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 화재 연기가 수 천 ㎞ 떨어진 하와이 호놀룰루까지 도달했으며, 실제로 뿌연 연기가 상공에 보이거나 타는 듯한 냄새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능성은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한 연기가 이미 하와이 섬 근처까지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기상청 역시 약 9.2㎞ 상공까지 이동한 짙은 회색빛 산불 연기를 담은 위성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기상청이 공개한, 약 9.2㎞ 상공까지 이동한 짙은 회색빛 산불 연기를 담은 위성사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기상청이 공개한, 약 9.2㎞ 상공까지 이동한 짙은 회색빛 산불 연기를 담은 위성사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폐허가 되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주 숲 일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폐허가 되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주 숲 일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폐허가 되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주 숲 일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폐허가 되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주 숲 일대

한편 지난달에 시작된 미국 서부의 대규모 산불로 현재까지 남한 면적의 20%가 불 타고 수십 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현재 짙은 연기 등으로 실종자 수색이 어려운 상황일 뿐 아니라, 바람의 영향으로 불길의 이동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이번 산불의 원인을 두고 기후 변화와 인간 거주 지역의 확대 등 여러 요인이 거론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대구 포함 13개 시도서 진행..1차 조사땐 3천55명중 1명 0.03%
‘숨은 감염자’ 많지 않다는 뜻..수도권 유행 이전 조사라 한계
치료제-백신 개발전까지 방역수칙 지키며 유행 억제가 유일 해법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방역당국이 일반 국민 1천400여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항체가(抗體價) 조사를 한 결과 단 1명에게서만 항체가 확인됐다.

앞선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0.1%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이 수치로만 보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중 항체를 보유한 사람이 거의 없어 우리나라의 경우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19 극복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또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후 항체를 갖게 된 ‘숨은 감염자’가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수도권의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달 14일 이전에 실시된 관계로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이른바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이 23∼24%에 달하는 현재 상황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자료 사진]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자료 사진]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4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항체가 2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방대본은 지난 6월 10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서울 경기, 대구, 대전, 세종 등 전국 13개 시도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사람 1천440명을 대상으로 검체를 수집했고, 이 검체를 분석한 결과 단 1명(0.07%)에게서만 항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항체가 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보통 몸속에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항체가 검사를 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환자를 포함한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0.07%라는 수치는 지역사회에 항체를 보유한 사람이 거의 없어 집단면역을 통한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함을 시사한다.

이에 방역당국은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지금처럼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유행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대본이 앞서 지난 7월 9일 공개한 1차 항체가 조사에서는 3천55명 중 1명(0.03%)만 양성이었다. 지난 4월 21일부터 6월 19일 사이 수집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관련 혈청 1차분 1천555명에서는 항체가 1건도 발견되지 않았으나 서울 서남권 5개구(구로·양천·관악·금천·영등포) 거주자 가운데 특정 의료기관을 찾았던 환자 1천500명 중 1명에게서 항체가 발견됐다.

1차 조사땐 대상에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대구지역 주민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조사 대상의 10.1%인 145명이 대구 주민이다. 또 세종과 대전지역 주민 156명도 이번 2차 조사에 포함됐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몰두하는 연구원들 지난 8월 29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본원에서 연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몰두하는 연구원들 지난 8월 29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본원에서 연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방대본은 앞으로도 올해 국민건강영양조사 검체를 활용한 항체 조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또 앞서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했던 대구·경산 지역 일반인과 의료진 등 3천300명을 대상으로 한 항체 조사와 전국 단위의 지역별 항체보유율 확인을 위해 군입대 장정 1만명과 지역 대표 표본집단 1만명에 대한 조사도 할 예정이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도 이런 방식의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있다.

그동안 나온 조사결과로 보면 미국 뉴욕시의 경우 24.7%, 영국 런던은 17%, 스웨덴 스톡홀름은 7.3%, 스페인은 국민의 5%, 일본 도쿄에서는 0.1% 정도가 항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un@yna.co.kr

정자은행에 4개 국어도 가능하다고 거짓말
과거 들통난 후 아기 가족들에 사과 “매우 끔찍한 일”
아기 가족들 사기 혐의로 소송 제기

크리스 아젤레스 [미국 경찰 제공]
크리스 아젤레스 [미국 경찰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미국의 정신병력을 가진 전과자가 정자를 기증해 전 세계적으로 36명 아이의 생물학적 아빠가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아이의 가족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14일 영국 일간 더 선 등에 따르면 미국 크리스 아젤레스(43)는 종업원으로 일하던 2000년부터 조지아주 자이텍스 정자은행에 1주일에 2번씩 정자를 기증하고 돈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다.

문제는 그가 정자를 기증하면서 작성한 인적사항들이 거짓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강도 혐의로 8개월의 징역형을 살았으며 정신분열증 병력이 있었지만, 이런 사실들은 모두 숨기고 지능지수(IQ)가 160인 천재이며, 이공계 학사와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고 박사학위를 취득 중이라고 속였다.

또 4개 국어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자를 처음 기증하던 23살 당시 대학을 중퇴하고 드러머로 성공하는 꿈을 꾸던 그는 이런 가짜 이력에 힘입어 정자은행에서 인기있는 기증자가 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36쌍의 부부들에게 아기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2014년 자이텍스 정자은행이 아젤레스의 정자를 기증받은 가족들에게 실수로 그의 이름이 적힌 업무 관련 서류를 보내면서 그의 비행들이 들통났다.

아이 가족들은 아젤레스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당황한 아젤레스는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허위 사실을 기재해 정자를 기증했다고 자수했으나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아젤레스는 이후 6년이 지난 최근 인터넷 음성녹음 파일을 통해 아기와 그 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과거 종업원으로 일하다 친구의 얘기를 듣고 정자은행을 찾았다는 그는 “관련된 가족들과 특히 아기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면서 “그들의 신뢰를 저버렸으며 나는 정말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정자 기증으로 생활이 안정되고 내가 특별한 사람이고 매우 명예로운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소송을 당하고 부끄럽고 후회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아직 자신의 아기가 없다는 그는 “나로 인해 태어난 아기들이 오랫동안 행복하고 평화롭고 순탄한 삶을 살기 바란다”면서 “그들이 나를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불완전했지만 악의적이지는 않았다. 언젠가 나의 아이들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최소 몇 명이라도 만나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daeho@yna.co.kr

사고낸 차량 운전자·동승자 모두 만취 상태
반성 없이 경찰 앞에서는 “변호사 전화했다”
음주운전, 처벌 확실성 낮다 생각해 습관화
대만은 음주운전 경력자 번호판 색깔 달라
한번만 적발돼도 운전면허 취소 고려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을왕리 사고 목격자), 김민진(고 윤창호 씨 친구)

‘실수라고요? 그 실수에 사람이 죽었고 7남매 중에 막내가 죽었고 저희 어머니의 세상은 무너졌고 저희 가족은 한순간에 파탄이 났습니다’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 유족의 글입니다. 지난 9일 새벽에 을왕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던 50대 가장이 저녁도 거르면서 마지막 배달을 하러 가게 문을 나섰어요. 그런데 가게에서 2km 떨어진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달려오는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겁니다. 그런데 이 만취 운전자는 길가에 쓰러진 피해자를 보고도 차에서 내리지조차 않았다고 그러죠. 이 때문에 이 가족이 청와대에 올린 청원글에 많은 사람들이 공분을 한 겁니다.

2년 전에 청년 윤창호 씨가 음주운전 차에 치어 숨졌을 때 그때 윤창호법, 우리가 모두 힘을 모아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런 사고가 생기는 이유는 뭘까요? 오늘 그 이유를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우선 을왕리 음주운전 사망사고의 목격자 얘기를 들어볼 텐데 목격자이면서 동시에 119에 신고를 한 분이세요. 목격자이면서 동시에 신고자. 이분이 사고 직후에 피해자 지인에게 당시 상황을 증언한 전달한 그 녹취록을 저희가 확보했습니다. 제공해 주셨어요. 직접 들어보죠.

치킨 배달 50대 들이받은 벤츠 승용차 사고 현장
(사진=연합)[인천 영종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치킨 배달 50대 들이받은 벤츠 승용차 사고 현장 (사진=연합)[인천 영종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목격자> 저희는 이제 앞에 여자 동생 둘이 탔고 그다음에 제가 뒤에 탔어요. 저희가 좌회전을 하고 얼마 안 된 상황인데 운전하는 동생이 언니, 저기 사고난 것 같아요라고 한 거예요. 그 시간이 12시도 넘었고 되게 어두운 상황이라서 어? 뭐야 일단 그 얘기 듣자마자 119에 신고해야지 하면서 제가 119에 전화를 했거든요. 119에 바로 전화를 해서 차에서 나와서 보니까 고인 분께서 4차선 중앙에 엎드려 계셨거든요.

◆ 유족 지인> 네.

◆ 목격자> 저는 이제 그 고인 분을 쳐다보고 있었죠. 그 사이에 또 다른 동생이 언니, 119에만 신고했어? 이러는 거예요. 어, 그랬더니 112에도 먼저 해야 돼 이러는 거예요. 그 동생이 112에도 신고를 했어요. 112에 신고를 했더니 걔가 딱 전화를 끊고 나서 언니, 우리가 최초 신고자래, 이러는 거예요. 그런데 제일 처음에는 그 사고 현장을 봤을 때 쓰러지신 분 보고 주변에 오토바이나 치킨들이 이런 게 널부러져 있었을 때 벤츠 차량만 보고는 뒤에가 멀쩡하니까 저희처럼 그냥 목격자인 줄 알았어요.

◆ 유족 지인> 네.

◆ 목격자> 그런데 차가 뒤에는 멀쩡한데 주변에 번호판 같은 게 날아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어? 사고 차량이 이건가보다 순간적으로 생각이 들어서 차를 보려고 하는데 사람이 안 나오니까 저는 운전자들도 다친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딱 봤는데 동승자석에 있는 남자가 창문을 내리고 있더라고요.

◆ 유족 지인> 네.

◆ 목격자> 완전히 만취가 된 상태에서 저를 정말로 곧 시비 걸 것처럼 쳐다보더라고요. 그러니까 남자는 이미 만취가 됐고 안쪽에 사람을 보니까 여자인 거예요. 여자도 딱 보니까 취해 있는데 그때 보니까 앞에 있는 창 유리랑 그런 게 다 깨져 있는 거예요. 그 사이에 저희 뒤따라 바로 오던 오빠들한테 오빠, 저기 사고 안 나게 해서 하자 그래서 오빠들이 중앙 차선에 서서 차량 지도를 했어요. 또 어떻게 2차 사고 안 나게끔 했는데.

이 여자랑 남자가 끝까지 안 나오는 거예요. 구급대원이 전화가 와서 오는데 한 10분이 걸린대요. 그런데 진짜 비 오는 날 쓰러져 계시니까 환장할 것 같더라고요. 힘들었는데. 그때서야 그 여자가 비틀비틀거리면서 나오는 거예요. 저희 일행 중에 운전자 여동생을 딱 붙잡더니 저기요, 저기요 이러고 말을 거는 거예요. 그래서 동생이 이제 겁이 나서 피했는데 그다음에 저한테 말을 걸더라고요. 정말 술에 취한 목소리로 발음 다 꼬여서 저한테 여기서 역주행하신 분이 누구예요, 이렇게 물어보는 거예요.

◆ 유족 지인> 네.

◆ 목격자> 너무 황당한 거예요. 저기 계시지 않냐고. 그랬더니 아 이렇게 뭐 하더니 인사불성 돼서 그래요. 또 얼마 안 있다가 또 나와요. 또 나와서 이제는 저를 또 붙잡고 딱 얘기를 하더니 저기 죄송한데 호칭을 뭐라고 불러야 될지 모르겠는데 저분이랑 무슨 관계예요? 하면서 고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한테 물어보는 거예요. 너무 열받아서 아무 관계도 아닌데 저 사람 저기 쓰러진 거 안 보이냐고 저도 얘길 해서.

너무 진짜 이것들이 정말 미쳤구나, 했는데. 그래서 구급차한테 이쪽이라고 손짓을 해서 구급차 대원들이 바로 맥박 확인하고 이제 계속 CPR을 했는데 어쨌든 의식이 없으신 상태니까 그렇게 있다가 그러다가 경찰이 와서 경찰한테 손짓을 해서 이쪽으로 오라고 해서 왔는데 이제 경찰들은 인도에 올라가라고 했는데 저는 못 올라가겠더라고요. 비가 오는데 그때 생각이 담요 한 장이라도 덮어드리고 우산이라도 씌워드릴걸. 괜히 잘못했다가 또 더 안 좋을까 봐 이렇게 있었던 상황에서 경찰이 오니까 그 여자분이 또 저를 붙잡으면서 저기 제가 대리를 뭐 이런 얘기를 시작하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저한테 얘기하지 마시고 경찰한테 얘기하세요 하면서 경찰이 그 여자를 데리고 갔어요, 여기 와서 하라고. 그런데 경찰한테 하는 얘기를 들으니까 제가 대리를 부르려고 했는데 대리가 안 와서 이딴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더니 같이 있던 일행 중에 차 그거 지나가게끔 해 줬던 오빠가 들었는데 동승자가 자기 변호사한테 전화했다고.

◆ 유족 지인> 동승자가요?

◆ 목격자> 동승자가. 거기서부터 다들 벙찐 거죠. 아, 맞아. 그 여자가 그 얘기도 했어요. 이 남자가 경찰한테 약간 좀 자기가 잘못을 했는데 도리어 당당한 거예요. 이 여자가 오빠, 이 사람들 경찰이라고! 그러면서 손을 끌어당겼거든요. 경찰한테 그 남자가 자기가 당당하게 할 정도면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었던 거거든요. 그러고 있는 상태에서 이제 구급차가 고인분 실어가시고 저희는 다 정리가 된 후에 그다음에 주변에서 좀 심장 벌렁거리니까 좀 계속 서 있었거든요. 그렇게 된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너무 화가 나는 거죠. 그 사람들한테.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 김현정> 을왕리 음주운전사고. 치킨집 사장님이 음주운전 차에 치어서 숨진 그 사고의 목격자이자 신고자가 당시 유족측에게 전달한 그 내용을 저희가 생생하게 제공받아서 생생하게 들려드렸습니다. 이 사고뿐이 아닙니다. 지난주에는 대낮에 음주차량이 길가에 서 있는 6살 아이를 치어서 숨지게 하는 사고도 벌어졌습니다. 윤창호법이 꽤 강한 법으로 알려졌는데 왜 이런 음주운전 사고는 끊이지 않는 걸까요? 당시 윤창호법을 만드는 데 앞장섰던 고 윤창호 씨의 친구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민진 씨 연결돼 있습니다. 김민진 씨 나와 계세요?

◆ 김민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런 뉴스로 또 민진 씨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저희가.

◆ 김민진> 저도 그렇네요.

◇ 김현정> 도대체 그때 그 강하게 법을 만든다고 만들었는데도 왜 이런 음주운전 사고가 계속 되는 거라고 보세요?

◆ 김민진> 저는 우선은 지금 이 전에 녹취파일을 들으면서 지금도 심장이 너무 많이 떨려서 왜 계속 이렇게 사람들이 음주운전 때문에 죽을까. 왜 계속 다칠까. 저는 그런데 저는 음주운전을 했을 때 내가 적발될 가능성 자체가 적다고 생각해서인 것 같아요. 그게 뭐 습관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이제 음주운전 처벌 강화가 됐잖아요. 그런데 그러고 나서 그러면 도대체 뭘 더 해야 될까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왜냐하면 음주운전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습관처럼 이루어지는 속성이 습성이 있기 때문에 교육을 한다고 해서 이게 바뀔 거라는 데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처벌 강화도 됐고 그러면 더 뭘 해야 될까? 그런데 제가 생각을 했을 때는 어떤 범죄 예방의 차원에 있어서는 내가 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처벌이 될 수 있는 가능성, 그러니까 범죄 처벌의 확실성이 굉장히 낮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김현정> 일단 적발만 되면 처벌은 강한데 ‘적발되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들을 한다. 그리고 실제로 대낮에는 뭐 음주단속 안 하죠, 거의 안 하죠. 그리고 한적한 길, 거의 음주단속 안 하죠. 그러니까 ‘나는 안 걸릴 거야’ 이런 생각들을 한다는 말씀이시죠?

◆ 김민진> 네. 음주운전 같은 경우에는 그 처벌확실성이 굉장히 낮고 그렇다 보니까 음주운전을 해도 체포가 된다든지 처벌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실질적으로 처벌은 강화가 되었지만 처벌 대상이 내가 될 거라는 생각이 없으니까 계속해서 습관처럼 일어나게 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아마 이 음주운전 관련해서는 법적인 측면에서 아주 많이 고민을 하신 분이 민진 씨예요. 그래서 지금 이 상황들 보면서도 어떤 대안이 그러면 있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셨을 텐데. 뭐가 가능하겠습니까?

◆ 김민진> 우선 사실 해외 사례를 보면 타이완에서는 저희가 윤창호법 하면서도 계속 이야기를 했던 부분인데 음주운전자의 경우에 차량 번호판 색깔을 다르게 하는 걸 실시하고 있어요. 그래서 형광 번호판을 달아서 다른 사람들이 저 사람은 음주운전을 했던 경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래서 또 범죄 예방의 효과도 있지만 내가 알아서 좀 피할 수 있는 효과도 있거든요.

◇ 김현정> 이렇게 되면 또 이게 ‘낙인찍는 거 아니냐?’ 이런 논란이 있을 법도 한데 타이완에서는 그게 사회적 합의가 됐군요.

◆ 김민진> 네, 그래서 진행이 되고 있어요. 실질적으로 처벌을 그렇게 받고 있고 그런데 그런 낙인이 될 수 있다라는 것도 저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러면 이번에 이렇게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들었던 것처럼. 창호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분은 한 가족의 가장이었고 또 6살 아이(가 사고를 당하)기도 했잖아요.

그렇게 불특정다수의, 시민의 안전은 도대체 누가 지키는가라고 생각을 해 보면 충분히 저는 이렇게 처벌을 해도 된다고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방법으로는 이제 면허 정지 수치가 있고 취소 수치가 있잖아요. 그런데 음주운전을 한 사람의 경우 면허정지를 꼭 줘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냥 아예 음주운전을 해서 적발이 될 경우에 면허를 취소하고 하면 조금 더 음주운전을 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사람들이, 그런 생각도 해 봤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적발을 더 적극적으로. 대낮에도 경찰들이 거기에만 매달릴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 ‘처벌을 조금 더 강화해야 되지 않겠느냐, 수위를 봐가면서 조정해야 되지 않겠느냐’ 그 말씀이신 것 같아요. 김민진 씨, 힘내시고요. 더 이쪽에 관심 가지고 계속해서 의견 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민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 윤창호 씨의 친구 김민진 씨였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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