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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0.26사건 12일 뒤인 1979년 11월7일 열린 현장검증에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오른쪽)이 총을 쏘는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10.26사건 12일 뒤인 1979년 11월7일 열린 현장검증에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오른쪽)이 총을 쏘는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재규 장군 평전

김삼웅 지음/두레/304쪽/1만8000원

1980년 5월24일 아침 7시, ‘내란목적살인죄’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재규가 사형집행실로 향했다. 집행관이 유언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짧게 대답했다. “나는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하고 갑니다. 나의 부하들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집행관이 다시 스님과 목사를 모셨으니 집례를 받겠느냐고 물었다. 김재규가 입을 열었다. “나를 위해 애쓰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파워사다리

앞서 김재규는 변호인과 가족들에게 국군동정복을 입혀 매장하고, 묘비에는 ‘김재규 장군지묘’라 써 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신군부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김재규는 사형집행 당일 경기도 광주군 보포면 능곡리 삼성공원 묘지에 제한된 유족과 많은 기관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매장됐다.

박정희 정권의 마지막 중앙정보부장인 김재규는 1979년 10월26일 대통령 박정희와 경호실장 차지철을 사살했다. 이로써 박정희 정권은 18년만에 막을 내렸다. 박정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김재규를 ‘대통령 시해범’ ‘반역자’라고 부른다. 차지철과 충성 경쟁에서 밀린 김재규가 이를 참지 못해 ‘대역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반면 김재규를 ‘독재자를 처단한 의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박정희 독재체제를 끝내기 위한 애국행위였다는 것이다.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법정에서 군사재판을 받고 있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법정에서 군사재판을 받고 있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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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쓴 이 책은 ‘혁명가인가, 반역자인가?’라는 부제와 달리 ‘혁명가’, 그러니까 ‘의인’이라는데 훨씬 더 큰 무게를 두고있다. 책에 따르면 김재규는 박정희 정권에서 많은 영화를 누렸지만 유신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유신을 계기로 박정희의 집권욕이 애국심을 넘어섰다고 판단해 등을 돌렸다. 그리고 결국 이것이 ‘10·26 거사’로 이어졌다.

김재규는 10·26에 앞서 두 번이나 박정희를 제거할 계획을 세웠다. 1972년 3군단장 시절 사령부 울타리를, 외부의 침입을 막기보다 내부 사람이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형태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박정희가 3군단을 방문했을 때 연금한 뒤 하야시킬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심을 실행하지는 못했다. 이 내용은 10·26 사건 이후 김재규의 변호인단이 고등군법회의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 나온다.


1974년 건설부 장관으로 발령받은 뒤에도 발령장을 받는 자리에서 박정희를 저격하려고 마음먹었다. 국민과 어머니, 아내, 딸 및 남동생들에게 전할 유서 다섯 통을 집 서랍에 넣어두고 떠났다. 그러나 이 역시 실행하지 못했고, 유서는 태워버렸다. 김재규가 다시 마음을 먹고, 실행에 이르기까지는 5년이 더 필요했다.

1989년 2월 전남·광주의 민주인사들이 모인 송죽회 회원들은 김재규를 추모해 ‘의사 김재규 장군지묘’라는 묘비를 세웠다. 2000년 5월에는 ‘김재규 장군 20주기 추모식’이 열리고, 함세웅 신부를 대표로 한 ‘10·26 재평가와 김재규 장군 명예회복 추진위원회’가 꾸려졌다.

사형 집행 하루 전인 1980년 5월23일 김재규는 가족에게 이렇게 말했다. “난 또 한차례의 재판이 있다. 제4심이다. 제4심은 바로 하늘이 심판하는 것이다.” 인간의 재판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경찰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지난 22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태도를 두고 “직위에 걸맞지 않다는 허탈감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했다.파워볼엔트리

황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의) 인격의 미숙함과 교양없음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답변내용 중엔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막 나가는 발언도 있었다”며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와 감독을 받는 검사로, 공직사회에선 이를 상사와 부하라고 부른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윤 총장의 발언은 ‘추 장관은 우리 식구가 아니다’는 저급한 조직논리로 들린다”며 “검찰지상에 빠져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조직논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집단은 마피아 조직과 다를 바 없다”며 “윤 총장의 민낯을 본 많은 국민들은 검찰이 얼마나 위험한 조직인지 실감했으리라고 본다”고 했다.

황 의원은 “윤 총장은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절제해 행사해야 한다는 고위공직자로서의 기본을 갖추지 못했다”며 “‘검찰만능’의 편협하고 독선적인 사고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윤 총장의 발언과 결론은 같은 내용도 있었다”며 “윤 총장은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부하라면 대검조직이 필요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짚어냈다.

더불어 “윤 총장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폐지된다면 지금의 비대화된 대검조직은 해체수준으로 대폭 축소돼야 한다”며 “그게 혈세를 막는 길이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소기관으로 다시 태어나는 정상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구단비 기자 kdb@mt.co.kr

최대·최고 등 완주 기네스 150건 선정

960번 도전 끝에 운전면허 딴 차사순 할머니. 2011년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960번 도전 끝에 운전면허 딴 차사순 할머니. 2011년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운전면허시험에 960번 도전해 면허증을 쥔 할머니, 40년째 운행 중인 견인차, 159만㎞를 달린 배송업체 트럭 등등.

전북 완주군의 특이하고 가치 있는 별별 기록 150건이 ‘완주 기네스 재발견’에 수록됐다.

새 차를 사서 많이 타봐야 20년도 유지하기 힘든데 1980년 등록된 완주군의 견인차는 무려 40살이 됐다. 지금도 운행 중이다.

이서면의 한 배송업체 7.5t 트럭(2012년식)은 158만9천327㎞를 달렸다.

승용차를 폐기할 때 주행거리가 보통 20만∼30만㎞인 것과 비교하면 입이 쩍 벌어진다.

국내외 언론에 소개된 차사순(78) 할머니도 기네스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차 할머니는 960차례 도전 끝에 운전면허증을 따내 ‘959전 960기 신화’를 썼다.

그는 2005년 4월부터 필기시험에서 도전했으나 949번이나 떨어지는 등 모두 960번의 도전 끝에 2010년 5월 2종 보통 운전면허증을 손에 넣었다.

할머니는 그해 현대자동차의 ‘달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캠페인 광고에 출연해 승용차를 선물 받았고, ‘올해의 광고 모델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카고 트리뷴, 차사순 할머니는 '집념의 귀감' 소개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카고 트리뷴, 차사순 할머니는 ‘집념의 귀감’ 소개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소식은 ‘의지의 한국인’이란 이름으로 세계 통신사를 통해 타전되면서 뉴욕타임스 등 해외언론에 소개됐고, 시카고 트리뷴은 차 할머니를 현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기억시켜야 할 ‘집념과 끈기의 귀감’으로 소개했다.

할머니는 면허 취득 후 운전미숙으로 크고 작은 사고를 자주 내고 팔순을 바라보는 고령으로 신체 감각이 무뎌져 현재는 운전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전국 대학 중 가장 높은 건물인 우석대 본관(23층·88m), 가장 오래된 고산우체국(1905년), 하루에 300.5㎜의 비가 내린 2011년 8월 9일, 영하 23.4도까지 내려간 2002년 2월 24일, 1981년부터 40년째 신문스크랩을 하는 용진읍 최종규씨 등 다양한 기록과 인물이 기네스에 등재됐다.

‘완주 기네스 재발견’ 책자는 11월께 각 읍·면과 도서관에 비치되고 관내 학교, 언론사 등에 배포하는 등 홍보에 활용될 계획이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이 책자는 아이들이 지역에 대해 자긍심, 정체성, 애향심을 가질 수 있는 일상 속 감동이 될 것”이라며 “선정된 이야기들은 완주를 알리는 관광자원이자 경쟁력이 될 자산”이라고 말했다.

ichong@yna.co.kr

윤 총장 국감 ‘사이다 발언’에 검사들 응원 댓글 폭주
김종민 전 검찰개혁위원 “무당 작두타는 듯한 추미애 칼춤에 희생”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22일 사의를 표명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22일 사의를 표명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도끼로 찍히고, 저격을 당하시더라도, 외풍을 막아주는 든든한 버팀목의 책무를 완수해주시기 바랍니다. 버팀목이 원래 식물입니다.”

“주인에게 꼬리 살랑거리며 아부하는 강아지보다, 차라리 황금들판을 외롭게 조용히 지키고 서 있는 허수아비가 더 멋있습니다.”

총장의 ‘국감 작심발언’을 지켜본 검찰 내부가 요동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의 잇딴 ‘총장 고립화’ 조치에도 겉으로 표출되지 않던 불만 여론이, 총장의 국감 출석 이후 빠르게 결집하는 분위기다. 총장의 발언이 일종의 ‘개전 선포’처럼 작용하게 된 셈이다.

23일 검찰 내부전산망 이프로스에는 전날 국정감사를 지켜본 검사들이 “정말 속 시원했다”, “계속 버팀목이 돼 달라” 등 긍정적 반응의 댓글을 계속 달고 있다.

“전국의 검사들이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정치권력에 움츠러들어 결기와 당당함마저 잃어가고 있던 저의 나약함이 아닐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등 글들이 눈에 띈다.

응원 댓글 중에는 윤 총장의 모습을 드라마 ‘대물’ 속 ‘하도야 검사’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에 비유하는 댓글도 있었다.

국감 다음날이라는 시점 등을 감안할 때 윤 총장 비판 여론이 표출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해도, 전반적인 검찰 내부 분위기는 윤 총장 응원 쪽에 쏠려있다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추 장관이 내린 수사지휘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전날 사의를 표명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에 대한 글들도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그를 위로하거나 사퇴를 만류하는 내용들이다.

이날 오전 9시까지 이프로스 검사 게시판에 게시된 박 지검장 사직글에는 110여개 댓글이 달렸다. 또 하루 앞선 21일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가 올린 ‘총장님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15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 A씨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국감에서 말한 것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명을 거역’하네 어쩌네 표현을 사용한 걸 보면 정말 자기 부하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며 “적어도 수사와 소추에 있어 검찰총장의 독립적인 권한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지켜질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어제 윤 총장의 국감 발언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선, 문재인 정부 초기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 출신인 김종민 변호사가 전날 페이스북에 “최고의 검사장 한 명이 법무장관의 칼춤에 희생된 듯 해 너무 안타깝다”는 소회도 밝혔다.

일각에선 박 지검장의 사의가 추 장관을 향한 검찰 집단 반발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커지며 ‘평검사 회의’ 소집 등 일체의 집단행동을 자제해 온 검사들이 당장 구체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많다.

다만 ‘검언유착’ 사건이나 이번 ‘라임 사건’의 수사 결과 추 장관의 수사지휘가 과한 조치였던 것으로 결론 날 경우, 추 장관에 대한 검찰 내 반발이 가시화 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제주도, 여성가족부에 제출한 사건개요
임신 알자마자 출산.. 진통 중 입양 문의도
전문의 “출산 임박 임신 인지 사례 자주 목격”

중고 물품 거래 유명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올라온 아기 입양 게시물 연합뉴스
중고 물품 거래 유명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올라온 아기 입양 게시물 연합뉴스

중고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지난 16일 자신이 낳은 신생아를 2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 공분을 산 20대 여성이 출산 당일에야 임신 사실을 인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출산일인 지난 13일에야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고, 출산 후 곧바로 입양절차를 밟으려다 숙려기간 문제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제주도가 여성가족부에 제출한 사건개요를 살펴보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제대로 받아들이기도 전에 진통을 거쳐 출산을 했고, 나흘만에 당근마켓에 신생아 판매 글을 올린 A씨의 혼란스러운 나흘간의 정황이 드러난다.


11일 복통, 이틀 뒤 혼자 버스로 산부인과에

제주도가 작성한 사건개요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중교통을 이용해 혼자 산부인과를 방문한 A씨는 이날 진료 과정에서야 본인의 임신을 인지하고 당일 출산했다고 주장한다. 제주도 관계자는 “산부인과 확인 결과 이 산모가 11일부터 복통이 있었고, 지인과 상의한 후 산부인과를 찾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사흘간 진통하다 보호자 없이 산부인과로 향했다는 얘기이다. A씨는 직장 때문에 부모와 떨어져 혼자 살고 있었다.

과연 출산 당일까지 임신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사실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극히 낮기는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A씨처럼 출산이 임박할 정도의 늦은 주수(週數)까지도 임신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부인과 전문의 윤정원 의사는 “청소년 임신이나 지적장애가 있거나, 살이 많이 찐 경우, 원래 생리가 불규칙한 경우, 피임약 혹은 생리를 멈추게 하는 자궁근종 치료제를 복용하거나, 유방암 치료로 생리가 끊겼는데 임신을 하는 등 다양한 케이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A씨에게 이런 임신거부증 등의 증세가 있었을 수 있다는 얘기다.

A씨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병원으로부터 전달받은 후 바로 아이 입양 의사를 밝혔다. 병원에서는 제주의 입양센터를 소개해줬고, 출산을 앞둔 A씨는 진통하는 와중인 13일 오후 5시 30분쯤 직접 입양센터로 전화해 입양과정을 문의했다. 오후 6시쯤 입양기관 직원이 병원을 방문했고, 보호자가 없는 A씨를 위한 필요 물품 등을 지원했다. 이날 오후 7시 21분 출산한 A씨 곁에는 아이의 아버지가 없었다.

출산 다음날인 14일에도 A씨는 병원에서 입양기관과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 담당자와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양기관은 아이입양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 입소와 7일간의 입양숙려기간이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제주도 측은 “A씨가 출산일이 임박해 임신사실을 알게 돼 정신적 충격이 큰 상태로 입양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며 “시설입소도 거부했고 7일간의 숙려기간에도 다소 불만이 있었다”고 전했다.

출산 나흘만인 16일 병원을 퇴원하고 오후에 공공산후조리원에 입소한 A씨는 오후 6시30분쯤 당근마켓에 문제의 게시물을 올렸다 17일 새벽 삭제했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아이는 제주의 아동보호시설로 보내져 보호조치에 들어갔고, A씨도 19일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에 입소했다가 21일 퇴소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번 사건 발생 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미혼모 지원실태와 입양 제도 점검에 초점을 맞춰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뉴시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번 사건 발생 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미혼모 지원실태와 입양 제도 점검에 초점을 맞춰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뉴시스

“취약계층 여성 원치 않는 임신, 도움 빨리 줘야”

A씨의 행위에 대해 엄격한 처벌이 이뤄져야 하겠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취약계층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든 여성이 임신 12~14주차에 임신 사실을 알고 정기검진을 받으며 출산을 준비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홍연지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 팀장은 “민우회도 임신 7,8개월이 되도록 자신의 임신 사실을 몰랐다며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를 종종 접한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임신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있지만,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어 (임신 사실을 끝까지) 말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왜 출산이 임박하도록 임신 사실을 몰랐냐고 탓하기 전에, 취약 계층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을 했을 때 일찍 도움을 요청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번 사건 발생 후 “미혼모 보호와 지원실태를 다시 점검하겠다”라면서 입양을 위해서는 출생신고를 해야하는 현행 입양제도에 초점을 맞춘 것도 해결 방향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은 “입양을 수월하게 하지 못해서 발생한 사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흘간 진통을 겪다 병원을 찾은 A씨는 집에서 출산할 위험을 가까스로 피했지만, 많은 미혼모가 집에서 혼자 출산하고 지원 사각지대에 갇힌다고도 덧붙였다. 유 국장은 “네트워크에 접수된 미혼모 자택출산 사례가 올해만 다섯 번이었다”라며 “병원이 아닌 집에서 출산하면 출생신고가 어려워 아이의 존재를 증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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