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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수업이 일반화된 가운데, 화상 프로그램을 활용한 과외도 늘고 있다. 뉴스1
한 학생이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수업이 일반화된 가운데, 화상 프로그램을 활용한 과외도 늘고 있다. 뉴스1

연세대 학생 김모(24)씨는 지난 6월부터 고3 학생을 가르치는 화상 과외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과외 학생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비대면 과외’를 시작하면서 문의하는 학부모·학생이 많아졌다.파워볼사이트

김씨는 화상 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통해 영어를 가르친다. 직접 만든 영문법 PPT 자료를 화면에 띄우고 실시간 판서도 한다. 김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화상 과외가 생소했지만 이제는 수요가 확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뉴노멀’된 비대면 과외
코로나19로 학원 등의 오프라인 수업을 통한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비대면 화상 과외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과외 교사와 학생을 연결하는 과외 중개업체들도 앞다퉈 비대면 과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들 사이에선 이들 업체들이 과외 교사에게 과도한 중개 수수료를 요구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과외 중개업체인 A업체는 지난 2월 온라인 화상 과외 중개 서비스를 새로 도입했다. 개인 건강 상황과 과외 수업시 개인 방역 대책을 적은 과외 교사에겐 개인 프로필에 ‘코로나 안심’이라는 표시를 붙여놓기도 했다. 이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10억원대였던 월 거래액은 올해 하반기 20억대로 급증했다.

한 과외 중개업체가 홈페이지에 화상 과외 소개 페이지를 별도로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한 과외 중개업체가 홈페이지에 화상 과외 소개 페이지를 별도로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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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의 스마트 과외 서비스’를 내세우는 B업체도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 업체는 스마트패드를 통해 얼굴을 보지 않고 화면과 필기를 공유하는 실시간 과외 수업을 제공한다. B업체에 따르면 올해 6월 신규 학생이 전월 대비 2배로 증가하며 최고치 성장을 기록했다.


“과외비 60% 수수료 떼면 뭐가 남나” 대학생 불만
하지만 정작 과외교사로 나선 대학생들은 업체들의 높은 수수료에 불만을 드러낸다. 중개업체들은 대개 과외가 성사될 경우 과외 교사에게 수수료를 받는다.

중개 수수료는 천차만별이다. 기자가 업체에 문의한 결과 가장 적은 곳은 첫달 교습비의 최소 25%, 가장 많은 곳은 80%를 받았다.

대학생 이모(21)씨가 과외를 알선 받은 업체의 경우 대학생에겐 첫달 과외비의 60%, 전문과외교사에겐 80%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씨는 “화상 과외는 대면 과외비의 절반만 받고 있는데 첫달 중개료 60%를 내면 남는게 없는 수준”이라며 “업체가 교습 기간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닌데 한두달만 하고 과외를 중단하게 되는 경우 손해만 보고 마는 셈”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학생 최모씨는 “코로나로 친구나 지인을 통한 과외 구하기도 쉽지 않아 업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과외 교사가 ‘슈퍼을’이 됐다”며 “수수료를 많이 내야 소개 페이지 상단에 노출시켜주니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20일 대치동 학원 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학원이 문을 닫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40여일 앞둔 가운데 학원가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스1
20일 대치동 학원 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학원이 문을 닫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40여일 앞둔 가운데 학원가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스1



과외 중개업 수수료 제한 법안, 국회서 잠자다 폐기
과외 중개업체에 관한 규제는 사실상 전무하다. 업체들은 대부분 법적으로 통신판매업으로 등록하는데, 때문에 학원·교습소와 달리 교육·고용당국의 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있다. 직업안정법은 구직자의 소개료를 전체 임금의 1% 이하로 규정하고 있지만, 과외 교사는 법적으로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아 규제 대상이 아니다.파워볼

때문에 과외 중개업체의 과도한 수수료를 개선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2013년 19대 국회에서는 과외 중개업체가 임금의 4%만 수수료로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2018년 20대 국회에서도 과외 중개업체 신고 제도와 함께 수수료를 10%로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두 법안 모두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된 상황이다.

남윤서 기자·이수민 인턴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악플공화국 ①] A씨가 보낸 고통의 2년..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 검거 1만 6029명

[소중한 기자]

▲  A씨가 자신을 모욕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유튜버를 고소하며 제출한 고소장 중 일부.
ⓒ 소중한

“3개월 동안 집 밖에 나가질 못했다. 그러다 처음 거리에 나갔는데 사람들 머리 위에 말풍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너 나쁜 놈이지’ 이런 글자가 있는 말풍선 말이다. 고개를 숙인 채 다닐 수밖에 없었고 결국 병원 정신과에 찾아갔다.”

30대 A씨는 인기 유튜버였다. 구독자 20만 명 이상을 보유했던 그는 2년 전 사회문제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했다가 악플에 시달렸다. A씨를 공격하는 게 조회수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자 수많은 유튜버까지 들러붙었다.

악플이 이슈를 만들고 그로 인해 다른 악성 유튜브 영상이 생산되고, 또 그곳에 악플이 달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양의 명예훼손과 모욕에 시달리던 A씨는 결국 유튜브를 그만뒀다.

그는 “제 의견에 대해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게 아니라 인신공격부터 친구·가족에 대한 언급까지 이어졌다”라며 “스스럼없이 집단으로 범죄 행위를 저지르는 모습을 보며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끝없이 퍼진 허위사실

2년 동안 A씨는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난 그는 몇몇 이들을 고소했고 그들 중 일부는 처벌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A씨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모욕죄 혐의를 적용해 유튜버 2명을 고소했다. 두 사람이 자신의 방송을 통해 한 말은 아래와 같다.

“피해망상 정신병자에요.”
“XX(고환을 의미하는 속어) 떼서 ○○(여초 커뮤니티)에다 인증하는 게 걔네들이 더 좋아할 거야.”
“니네 엄마가 니네 아빠를 사랑해서 임신한 게 아니고 니네 아빠가 니네 엄마를 상품으로 봐서 임신시킨 거냐?”
“여자에 환장한 성도착증 변태 사이코패스.”
“개XX가 짖으려면 하루만 짖어야지 이틀, 3일, 4일 계속 짖어대?”
“X(남성 성기를 의미하는 속어) 달고 태어나서 여성인권 운운하는 놈들은 진짜 한결같이 다 변태 사이코패스예요.”이외에도 두 유튜버를 비롯해 많은 악플러는 A씨가 “정부지원금을 횡령했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등의 허위사실을 주장했다. 수사 과정에서 한 유튜버가 합의를 요구해왔지만 A씨는 거절했다. A씨는 “제 얼굴을 마주하곤 도저히 그런 이야기를 못 할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분노의 감정이 올라와 솔직히 만나보고 싶었지만 주변에서 말렸다”라고 떠올렸다.

▲  A씨는 과거 자신을 모욕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다른 유튜버들을 고소했고, 최근 검찰은 그 중 한 명을 약식기소했다.
ⓒ 소중한

최근 검찰은 두 유튜버의 행위를 유죄로 판단했다. 먼저 모욕죄가 적용된 유튜버 B씨는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사가 해당 범죄를 벌금형으로 판단해 법원에 기소와 함께 처벌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약식기소다.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유튜버 C씨에겐 기소 중지 처분이 내려졌다. 기소 중지는 해당 사건이 범죄 요건을 갖췄으나 피의자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경우 잠시 수사를 중단하는 조치다.

현재도 A씨의 SNS엔 이와 비슷한 주장의 악플이 달리고 있다. 심지어 한 인물은 악플은 물론 A씨의 주변인들에게까지 “제 동생을 임신시켜 놓고 잠수탔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A씨는 이 인물을 비롯해 네 명을 더 고소할 예정이다.

A씨는 “제가 아무리 아니라고 말을 해도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그렇게 (허위사실을 사실로) 믿고 있을 것”이라며 “허위사실이 담긴 악플을 줄여나가기 위해선 법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일부가 처벌을 받을 예정이지만 그는 자신의 지난 2년을 거론하며 “허탈한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정신과에 갔다. 나도 내가 그럴 줄 몰랐는데 의사 앞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울음이 터졌다. 그동안 기댈 데가 없었던 모양이다. 광범위하게 퍼진 허위사실을 바로 잡는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누군가에겐 악플 하나 보태는 일이지만 내겐 100개, 1000개, 1만 개와 마주하는 일이었다. 일일이 해명할 수도 없고, 해명하더라도 그걸 믿어주지 않는다. 정말 고르고 골라 고소를 진행해도 제 사례처럼 고작 벌금형에 그치거나 신원을 특정할 수 없어 기소 중지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 않나.”

▲  A씨는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지인들에게까지 허위사실을 담은 메시지를 보내는 이도 있다.
ⓒ 소중한

경제적 어려움 또한 그를 힘들게 했다. A씨는 “알바를 하려고 해도 스스로를 검열하게 됐다. ‘저 사람이 나를 사기꾼으로 생각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면접도 못 가겠더라”라며 “벌어놓은 돈으로 생활하다 갖고 있던 물건을 팔고 가족들에게 돈을 빌리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많은 현명한 유튜버들은 자신을 향해 정당한 비판이 들어오면 오히려 잘 받아들이고 개선하려고 한다. 하지만 악플은 그렇지가 않다”라며 “행여 그 바이러스가 한 번 퍼지면 치료가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A씨는 언론의 문제점도 지적하며 “언론이 해야 할 일은 팩트체크인데 시끄럽게 논란이 됐단 이유만으로 보도를 해버리고, 많은 이들이 보도됐다는 이유만으로 허위사실을 사실처럼 단정해 버린다. 언론이 그렇게 기사를 써도 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악플공화국 오명

▲  2019년 세상을 떠난 설리씨와 구하라씨
ⓒ 오마이뉴스

A씨와 같은 유튜버를 비롯해 연예인, 운동선수 등 이른바 ‘셀럽’을 향한 악플은 하루 이틀 지적된 문제가 아니다. 유튜브, SNS, 포털사이트 등 하루에도 수많은 악플이 쏟아지고 있다.

안타까운 사건이 이어지며 포털사이트 등이 댓글 관련 방안을 내놨지만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모양새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는 자신의 책 <모멸감>에서 악플 대 선플 비율이 한국 4대 1, 일본 1대 9, 네덜란드 1대 9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 사례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4년 8899명이었던 검거 인원이 2019년 1만 6029명으로 늘었다. 지난 6년간 8만 2102명이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으로 검거됐다. 대부분 피해자의 고소에 의한 결과인 데다가 A씨의 사례처럼 고소는 물론 피의자 신원 특정 또한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제론 훨씬 많은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김수지 변호사는 “익명성이 보장되다 보니 ‘내가 누군지 알겠어’라는 생각에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이 많다”라며 “피해자 입장에서 자료를 모으고 고소를 진행하는 것도 어렵고, 고소하더라도 잡기도 힘들며, 잡히더라도 처벌도 약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 악플 관련 자료를 모아봤는데 그 내용과 수위에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라며 “이게 진짜 사람을 죽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대응하지 않으면 거짓이 사실이 돼버리고 대응하면 또 시끄러워져 버리니 피해자 입장에선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상에 공개적으로 올라온 글은 이게 맞는지, 틀린지 당장 밝힐 수 없기 때문에 기정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만다”라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과 혐오 표현을 할 자유는 다르다. 악플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 그 글을 쓴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인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A씨는 “태어날 때부터 악플러인 사람은 없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이 중요하다고 본다”라며 “우리 사회는 연예인·유튜버가 되는 법은 가르치지만 연예인·유튜버를 소비하는 법은 가르치지 않는다. 갈수록 온라인 공간이 우리와 더 밀접해질 텐데 준비가 너무도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이제 악플로 대표되는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은 이른바 셀럽들만 겪는 일이 아니다.

* 기사 2편으로 이어집니다.

유튜브에 '베트남 국제결혼'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영상들.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 ‘베트남 국제결혼’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영상들. [유튜브 캡처]

‘실제 맞선 장면, 47살과 20살.’

최근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국제결혼 광고 영상 제목이다. 전문 업체나 브로커를 통해 이뤄지던 국제결혼이 최근엔 유튜브를 통해서도 활발하다. 만남 수요를 위한 접근성은 나아졌지만, 정보 왜곡 우려도 나온다.

유튜브에서 특정 국가명과 국제결혼 키워드를 함께 넣어 검색하면 ‘국제결혼 노하우’ ‘국제커플 일상 이야기’ 등 영상이 쏟아진다. 예를 들어 한 결혼 중개업체에서 올린 ‘오빠와 첫 만남’이란 제목의 영상은 한국 남성이 베트남 여성을 처음 만나러 온 며칠간의 일정을 담고 있다. 이 영상은 조회 수 59만회를 기록했다. ‘베트남 국제결혼 커플 맞선 영상 본인동의’란 제목의 영상에선 처음 만난 남녀가 통역사를 통해 맞선을 진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영상은 여성 모습만 비추거나, 남녀가 함께 나올 땐 남성만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등 한국 남성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청 층은 주로 국제결혼에 관심 있는 남성이다. 그동안 국제결혼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선 업체에 직접 연락을 해야 했다. 유튜브에 관련 광고가 늘면서 정보 접근성은 높아졌다. 유튜브 구독자가 1만여명에 달하는 A 중개업체는 “예전에는 정보가 부족해 국제결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다른 커플의 만남 과정, 실제 결혼생활까지 엿볼 수 있어 동기부여도 되고 만족도가 높다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광고인 듯, 광고 아닌, 광고 같은
종종 ‘인권침해’ 지적을 받는 국제결혼을 미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고와 콘텐트, 중개업자와 제작자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다. 여성가족부가 중개업 광고를 규제하면서 노골적인 광고는 자취를 감췄다. 그러자 여성 프로필을 직접 드러내는 광고에서 언뜻 보면 광고인지 아닌지 모호한 내러티브 광고로 바뀌는 추세다. 몇몇 업체는 영상 하단에 업체 전화번호와 카카오톡 아이디를 적어두고 ‘별도로 연락하면 신체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안내를 하기도 한다.

신민재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활동가는 “몇 년 전만 해도 이주여성의 사진·나이·신체사이즈 등 개인정보를 단순 제시하는 전시형 광고가 많았다. 최근 결혼중개업법이 바뀌고 여성가족부가 점검에 나서자 규제를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광고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상생활을 들여다보는 ‘브이로그형’ 광고에서는 ‘운명적 사랑’ 행복한 연애’ 같은 수식어를 붙여 아름다운 장면만 과장해 전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 활동가는 “광고에 나온 커플이 실제 결혼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5일 정도다. 중개업체가 연결부터 성혼, 신혼여행까지 관리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이런 특징은 교묘히 가린 경우도 있다”며 “모두가 국제결혼만 하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처럼 연출한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호치민 공항에서 대기하는 장면. 배너에는 '밴드로 오시면 여성 프로필을 볼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유튜브 캡처]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호치민 공항에서 대기하는 장면. 배너에는 ‘밴드로 오시면 여성 프로필을 볼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유튜브 캡처]



“정보 불균형·남성 중심 광고”
영상 광고가 남성 중심적이고, 남성에게만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비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가 최근 결혼 이주여성 12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한국 남성은 이전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결혼 관련 정보를 얻고 있었다. 하지만 이주여성은 그렇지 못했다. 인터뷰에서 한 이주여성은 “남성의 신체 사이즈 같은 정보는 (여성과 달리) 안 주지 않느냐. 광고에선 남성이 원하는 것만 이야기하고, 여성이 원하는 것을 알려주는 경우는 잘 없다”고 말했다.

광고가 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도 했다. 이주여성들은 “가슴·엉덩이 크기나 남자친구와 성관계 여부까지 드러내는 경우도 있어 베트남 여성을 가볍게 생각할 것 같다” “여성을 비하하거나 무시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광고가) 남성이 국제결혼 과정에서 ‘선택권’을 가진다는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여성의 고유성, 개별의지, 이주 감행에 따른 손실, 언어 습득과 적응의 고통 등은 존재하지 않는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한다”고 꼬집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네티즌들 “평가는 애도를 마치고 하는 게 예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낸 근조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2020.10.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낸 근조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2020.10.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를 애도하며 공과 과를 담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비판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 대표는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이날 오전 11시58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이 회장에 대해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끌었다”면서도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도 남겼다”, “빛과 그림자를 차분히 생각한다”, “삼성이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고 공과 과를 모두 평가했다.

약 5시간이 지난 뒤 오후 5시 30분 현재 이 대표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은 1000개를 넘어섰다.

이 대표 게시글의 댓글에는 이 회장의 별세 당일에 공과 과를 언급하는 태도가 올바르지 못하다는 지적이 대부분이었다.

한 네티즌은 “애도를 표하면서 이런식으로 상대방의 허물을 들춰내는 것은 기본적인 인격의 문제”라며 “가신 분에 대한 평가는 애도를 마치고 하는 게 인간의 기본 예의”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애도를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추모사를 안 쓰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반응도 보였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여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은 후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했을 당시 추모의 글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박원순 시장이 돌아가셨을 때도 중립적으로 애도했느냐”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 “노회찬 박원순 조문사에서 부하직원 성추행하지 말고, 정치인으로서 어두운 점을 반성하라고 쓴 사람이 있느냐”라며 “품격을 되찾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10일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해선 “마음이 아프다. 박원순 시장님의 명복을 빈다”며 “안식을 기원한다. 유가족에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는 짧은 추모 메시지를 내고 박 시장 빈소를 찾아 조문한 바 있다.

ms@news1.kr

후쿠시마현 바로 위 미야기현 “해양방출 반대”
“10년 노력 물거품..정말 괜찮다면 마셔봐라”
멍게 생산 70% 한국行..지금은 판로 다 끊겨

“원래 원자력발전소에서 트리튬이 섞인 물을 바다에 버린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나요? 우리만 처음 알게 된 건지, 아니면 다들 그런 것인지. 불안하기도 하고 진짜인 건지 싶기도 합니다”

지난 22일 미야기(宮城)현 어업협동조합의 데라사와 하루히코(寺沢春彦) 조합장은 기자를 만나자마자 대뜸 이렇게 물었다. “해양 방출하는 오염수는 인체에 해가 없는 수준”이라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설명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난감해했다. 평생 바다에서 생업해온 그는 “모든 원전이 트리튬 오염수를 배출한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듯했다.

테라사와 하루히코(寺?春彦) 미야기현 어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지난 2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반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테라사와 하루히코(寺?春彦) 미야기현 어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지난 2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반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로 한 방침이 알려지면서 가장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건 어민들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외에 깔린 ‘방사능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해왔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후쿠시마현 바로 위에 있는 미야기현은 그중에서도 가장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지역이다.


“’처리수’라고 부르면 달라지나. 마셔도 괜찮다면 진짜 마셔보라”
데라사와 조합장은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른다고 해서 국민 입장에서 보면 안심하고 수산물을 먹을 수 있겠냐”면서 “오염수 해양 방출은 절대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2년 여름에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 탱크 용량이 다 차기 때문에 2년 전에는 처리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는 도쿄전력 측의 설명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대기 방출 방안도 검토하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기술적으로 지혜를 모아서 다른 방법도 찾아봐 달라”면서 “해양 방출로 방향을 정해놓고 일을 진행하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도 드러냈다. 그는 “지금까지처럼 정부가 은폐하거나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 설명하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오염수를 마셔도 괜찮다면 (정부에서) 진짜로 마셔보라”라고도 했다.

지난 23일 오전 5시 미야기현 오나가와항에서 꽁치잡이 배가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JTBC 박상용 기자
지난 23일 오전 5시 미야기현 오나가와항에서 꽁치잡이 배가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JTBC 박상용 기자

지난 23일 오전 5시. 미야기현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의 오나가와(女川)항(2018년 어획량 1만 4777t)에선 꽁치잡이 배의 하역작업이 한창이었다. 올해는 수온이 상승하고 외국 어선들도 늘면서 꽁치잡이의 어황이 예년만 못하다.

여기에 오염수 방출 결정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어민들은 술렁였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약 170km 떨어진 곳이지만, 미야기현은 후쿠시마현과 가장 가깝기 때문에 ‘풍평피해(風評被害:잘못된 소문 등으로 인한 피해 )’를 우려했다.

꽁치 어선을 지켜보고 있던 한 어민은 “사람들이 방사능이라고 하면 싫어하는 게 당연하고,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무서워하지 않냐”고 말했다. 한 판매업자는 “해양 방출이 시작되면 겨우 늘려놓은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 뻔하다”면서 “해양 방출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후쿠시마현 바로 위…사고 전엔 멍게 70%가 한국 行
멍게 양식업자인 아베 쓰기오(阿部次夫)씨는 2013년 한국 정부가 내린 후쿠시마 등 8개현의 수산물 수입금지 결정의 최대 피해자다.

동일본대지진 이전엔 생산한 멍게를 100% 한국으로 수출했던 그는 현재는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에서 주는 피해보상금 등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나였어도 일본산을 수입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야기현에서 멍게 양식업을 하고 있는 아베 쓰기오씨가 지난 23일 중앙일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미야기현에서 멍게 양식업을 하고 있는 아베 쓰기오씨가 지난 23일 중앙일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원전 사고 이전엔 미야기현에서 생산된 멍게의 70%가 한국인의 밥상에 올랐다. 멍게를 실은 활어차가 매일 오나가와에서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下関)까지 1400km를 달렸다. 시모노세키에서 부산항까진 훼리로 운반하고, 다시 부산항에서 서울 등으로 활어차가 싱싱한 멍게를 배달했다.

5년쯤 지나면 수입 금지가 풀릴 것으로 생각하고 다시 멍게 양식을 시작했지만 ‘방사능 공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정치적 이유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결국 2016년과 2017년엔 미야기현에서 생산된 멍게 1만 3000t 가운데 7600t을, 1만 2000t 가운데 6900t을 각각 소각해 폐기 처분했다.

아베씨는 그래도 한국 정부를 원망하지 않았다. 그는 “원인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일본 정부의 오염수 문제 대응의 안이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림픽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 문제 해결을 서둘러야 한국 사람들도 안심하고 먹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힘없는 곳에 오염수 처리하나…올림픽 말고 오염수부터 해결해야”
그는 “가장 저렴하고 가장 쉬운 방법으로 가장 힘없는 곳에 오염수를 처리하는 것 아니냐”면서 “돈이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다른 방법도 찾아봐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지난 23일 오전 5시 미야기현 오나가와항에서 꽁치잡이 배가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JTBC 박상용 기자
지난 23일 오전 5시 미야기현 오나가와항에서 꽁치잡이 배가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JTBC 박상용 기자

일본 수산청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표하고 있는 자료에 따르면 2015년 4월 이후 수산물에서 기준치(100베크렐/kg) 이상의 세슘이 검출된 사례는 단 1건(2019년 1~3월)이다. 일본 정부는 샘플 조사 방식으로 수산물의 방사성 물질 검사를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이르면 27일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해양 방출 방침을 정식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거센 국내 반발에 부딪혀 결정을 유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올 4~7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리와 관련한 국민 의견을 접수한 결과, 총 4011건의 접수 의견 가운데 “안전성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2700건에 달했다.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견도 1400건이 접수됐다. 일본 어업단체도 오염수의 해양 방출이 어업인과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했다며 “절대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미야기현 오나가와=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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